영화 편집 기법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발달에 대해 정리해 보자
영화 편집 기법은 영화촬영기술만큼 중요하다. 영화예술은 편집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자르고 이어 붙일 수 있다. 다양한 편집 기술을 발전, 적용시켜 영화의 이음매를 감춘다. 혹은 장면들의 이음매를 드러냄으로써 이야기의 연속성을 파괴할 수도 있다. 영화 편집 기법의 개념과 발달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의 개념
편집은 장면과 장면을 이어 붙이는 것이다. 필름의 최소 단위는 숏이고, 숏의 합이 신(scene)이다. 실제의 시간과 공간을 촬영하여 개별적인 숏을 만든다. 그 후 숏들의 연결은 작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야기 흐름, 가상의 시공간이다. 편집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숏의 효과적 편집을 위해서는 시각적 관계(Graphic Relations), 운율적 관계(Rhythmic Relations), 공간적 관계(Spatial Relations), 시간적 관계(Temporal Relations)등을 고려해야 한다.
시각적 관계는 장면들 간 보이는 요소의 유사성과 차이를 생각해야 한다. 효율적인 편집을 위해서는 장면들의 밝기, 색깔에서부터 부피, 윤곽 등 이미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운율적 관계는 이어지는 장면 A와 장면 B 사이의 길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다. 이야기의 전개 속도를 조절하여 관객의 심리적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또한 영화의 상영 시간을 규정할 수도 있다.
공간적 관계는 편집으로 영화의 공간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장면이 지나고 다음 장면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감정 표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시간적 관계는 현실의 시간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영화 상 사건 전개의 순서를 뒤섞어 실제의 시간을 재배열할 수도 있고, 실제의 시간을 생략하거나 반복할 수도 있다. 편집을 통한 시간의 재구성은 전략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피스와 연속 편집
편집은 영화의 이야기 전개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숏의 연결이다. 초기의 영화들은 편집 개념을 갖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고정된 카메라를 사용하거나, 숏의 순차적 나열에 불과했다. 편집되지 않은 실제를 기록한 것이다.
미국 영화의 아버지 그리피스는 다양한 자신의 영화를 통해 초기 영화들의 한계를 극복하였다. 특히 연속편집의 기법을 발전시켰다. 연속편집은 사건의 전개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편집 기법이다. 숏과 숏 사이의 이음매를 관객이 알아차릴 수 없도록 이어 붙여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다. 또한 관객을 쉽게 이야기에 동화시킬 수 있다.
그리피스는 효과적인 연속 편집을 위한 카메라 위치와 움직임을 이용하여 다양한 숏들을 적절히 이어 붙였다. 연속 편집 기법을 통해 영화의 시공간적 연속성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기술을 보여주었다.
불연속 편집 기법의 발달
연속 편집 기법은 할리우드 영화를 지탱하는 기술이자 스타일이다. 시공간의 통일성, 사건의 연속성, 인과관계 등에 기초하여 현재까지 할리우드 상업영화들의 고유한 기술로 정착하였다.
반면에 대안적 영화들은 불연속 편집 기법을 발전시켰는데, 이들은 영화의 스토리에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을 거부한다. 할리우드 영화들과 달리 시공간적 통일성을 파괴하고, 인물 내면과 심리를 주로 묘사하였다. 또한 정신적, 지적 각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숏들의 연결 속에 숨겨진 '틈'을 의도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불연속 편집 기법의 대표 사례는 고다르의 '점프컷(Jump cut)' 사용이다. 영화 <네 멋대로 해라(breathless)>에서 연속 편집 기법을 의도적으로 위반하여 관객에게 '낯설게 하기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영화의 동일시를 파괴하고 관객의 지적 각성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예이젠시테인의 '충돌 몽타주(Conflict Montage)' 또한 불연속 편집의 대표 사례이다. 예이젠시테인은 그리피스와 할리우드의 연속 편집 기법에 반대하여 숏과 숏의 대립, 충돌을 통해 제3의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였다. 충돌 몽타주는 숏들의 충돌과 병치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연속적 흐름을 깨뜨린다. 그로 인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정서적 충격을 던져 관객의 지적, 정치적 각성을 불러일으켰다.